마케팅이 매출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 운영하다 보면
다른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매출의 70%는 이미 상품 기획 단계에서 결정된다.
어떤 상품을,
얼마에,
언제,
얼마나 준비하느냐.
이 네 가지가 잘못 설계된 상태에서
마케팅을 아무리 잘해도
매출 구조는 한계가 있다.
기획이 매출을 결정하는 이유
상품 기획의 결과물은 두 가지다.
- 팔릴 상품을 제때 준비했는가
- 팔리지 않을 상품을 걸러냈는가
이 두 가지가 시즌 매출의 틀을 만든다.
아무리 좋은 마케팅도
팔리지 않을 상품을 팔리게 만들기는 어렵다.
반대로 기획이 잘 된 상품은
마케팅 없이도 팔린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는 패턴이다.
광고를 줄였는데 매출이 유지되는 브랜드는
대부분 상품 기획이 탄탄한 경우다.
광고를 늘려도 매출이 안 나오는 브랜드는
대부분 기획 단계에서 이미 문제가 있다.
상품 기획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
패션 이커머스 현장에서
기획 단계의 실수는 세 가지로 수렴된다.
첫째, 데이터가 아닌 감으로 기획한다.
지난 시즌 어떤 카테고리가 팔렸는지,
어떤 가격대가 전환율이 높았는지,
어떤 색상과 소재가 반품률이 낮았는지.
이 데이터 없이 기획하면
매 시즌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둘째, 수량 설계가 없다.
좋은 상품을 기획해도
수량이 너무 많으면 재고가 쌓이고,
수량이 너무 적으면 기회를 놓친다.
지난 시즌 판매 데이터 + 재고 회전율 + 마케팅 예산을
함께 놓고 계산해야 한다.
셋째, 가격 설계가 매출 기준이 아니라 원가 기준이다.
원가에 마진을 얹어서 가격을 정하는 방식은
공급자 시점의 사고다.
이 가격대에서 이 카테고리가 전환이 되는가,
이 가격이 브랜드 포지셔닝과 맞는가를
먼저 봐야 한다.

잘 되는 브랜드의 기획 방식
오래 살아남는 패션 브랜드의 기획은
구조가 다르다.
첫째, 전 시즌 데이터를 기획의 시작점으로 쓴다.
- 카테고리별 판매율과 재고 소진율
- 가격대별 전환율과 반품률
- 채널별 상품 성과 차이
이 세 가지만 제대로 분석해도
다음 시즌 기획의 방향이 나온다.
둘째, 히어로 상품을 중심으로 기획한다.
모든 상품을 고르게 기획하는 게 아니라
시즌을 이끌 히어로 상품 2~3개를 먼저 정하고
나머지는 그 주변을 채우는 구조로 간다.
히어로 상품에 마케팅을 집중하면
같은 예산으로 더 큰 효과가 나온다.
셋째, 기획 단계에서 출구 전략을 만든다.
잘 팔릴 것이라고 기획했어도
안 팔릴 경우를 대비해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재고를 처리할지를
미리 정해두는 것이다.
출구 전략이 없으면
결국 세일로 처리하게 되고
공헌이익이 무너진다.

결국
마케팅은 기획된 상품을 더 잘 팔리게 만드는 도구다.
하지만 기획이 잘못됐다면
마케팅은 손실을 더 빠르게 키우는 도구가 된다.
매출을 바꾸고 싶다면
마케팅 예산보다
기획 프로세스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패션 이커머스에서
승부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 이미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