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끝날 때마다
재고 창고를 보게 되는 브랜드들이 있다.
매 시즌 반복된다.
열심히 기획하고,
열심히 판매했는데
왜 재고는 항상 남는 걸까.
20년 가까이 패션 현장에서 일하면서
재고가 반복적으로 쌓이는 브랜드들을 보면
공통된 패턴이 있다.

패턴 1. 수량 결정이 감에서 나온다
재고가 쌓이는 가장 흔한 이유는
수량 결정을 데이터가 아닌 감으로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 스타일이 잘 됐으니까 더 넣자.
요즘 이 색상이 트렌드니까 많이 가져가자.
이 판단들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근거가 감이라면
틀렸을 때 왜 틀렸는지 알 수가 없다.
지난 시즌 해당 카테고리의 판매율,
재고 소진 속도,
그리고 이번 시즌 마케팅 예산.
이 세 가지를 같이 놓고 보면
적정 수량의 범위가 나온다.
감이 아니라 계산이다.
패턴 2. 히어로 상품이 없다
재고가 분산되어 남는 브랜드를 보면
대부분 상품 구성이 고르게 퍼져있다.
A 상품 100개,
B 상품 100개,
C 상품 100개.
마케팅도 고르게 나눠서 집행한다.
결과는 어떤 상품도 제대로 팔리지 않는 것이다.
히어로 상품을 정하고
그 상품에 물량과 마케팅을 집중하면
판매 속도가 달라진다.
히어로가 팔리면
나머지 상품도 같이 팔린다.
집중이 분산보다 항상 강하다.
패턴 3. 재고 속도를 실시간으로 보지 않는다
기획할 때만 재고를 보고
판매 중에는 재고 속도를 보지 않는 브랜드가 많다.
그런데 재고 관리의 핵심은
판매 중 속도 모니터링이다.
-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는 상품 → 추가 발주 타이밍
- 예상보다 느리게 팔리는 상품 → 프로모션 또는 번들 구성
- 특정 사이즈만 남는 상품 → 사이즈 균형 조정
이 모니터링이 주 단위로 이루어지면
시즌 말에 몰아서 처리해야 하는 재고가 줄어든다.
재고는 시즌 끝에 관리하는 게 아니라
시즌 중에 관리하는 것이다.

패턴 4. 출구 전략 없이 시즌을 시작한다
재고를 기획할 때
잘 팔릴 것을 가정하고 수량을 잡는다.
그런데 안 팔렸을 때 어떻게 할지를
미리 정해두는 브랜드가 많지 않다.
출구 전략은 세 가지 옵션이 있다.
- 번들 구성 — 느린 상품을 잘 팔리는 상품과 묶는다
- 채널 전환 — 자사몰이 안 되면 오픈마켓이나 아울렛으로 이동
- 시즌 오프 세일 — 타이밍과 할인율을 미리 결정해둔다
이 세 가지 중 어떤 옵션을
언제 실행할지를 기획 단계에서 정해두면
시즌 말에 감정적으로 처리하는 일이 줄어든다.
재고는 팔리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다.
팔리지 않을 때 어떻게 할지
준비가 없는 게 문제다.

결국
재고가 쌓이는 브랜드는
운이 나쁜 게 아니다.
수량 설계가 감에서 나오고,
집중할 상품이 없고,
판매 중 모니터링을 하지 않고,
출구 전략이 없는 것이다.
이 네 가지를 구조로 만들면
시즌 말 창고 앞에서
한숨을 쉬는 일이 줄어든다.
'Fashion Commerce > MD Insi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패션 이커머스에서 매출의 70%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 결정된다 (1) | 2026.06.0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