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바뀔 때마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트렌드 리포트를 본다.
어떤 색상이 뜨고,
어떤 실루엣이 주목받고,
어떤 소재가 키워드가 되는지.
틀린 순서는 아니다.
하지만 오래 운영하다 보면
트렌드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지난 시즌의 구조다. 리뷰를 먼저 해야한다.

시즌 전략의 시작점은 트렌드가 아니다
시즌 전략을 트렌드에서 시작하는 브랜드는
매 시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지난 시즌의 데이터를 보지 않고
새로운 트렌드에 올라타려 한다.
결과는 대부분 비슷하다.
재고가 남거나,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시즌 전략의 시작점은
지난 시즌 데이터 리뷰여야 한다.
- 어떤 카테고리가 팔렸고 어떤 카테고리가 남았는가
- 어떤 가격대가 전환율이 높았는가
- 어떤 상품이 재구매로 이어졌는가
- 어떤 채널에서 어떤 고객이 들어왔는가
이 데이터가 다음 시즌의 기준을 만든다.
트렌드는 그 기준 위에
덧씌우는 것이지
출발점이 아니다.
시즌 전략을 짜는 세 단계
현장에서 시즌 전략을 짤 때
이 세 단계를 순서대로 밟는다.
첫 번째, 지난 시즌 복기다.
잘 됐던 것과 안 됐던 것을 나눈다.
이때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판단해야 한다.
판매율, 재고 소진율, 공헌이익률이 기준이다.
기억은 좋았던 것을 과대평가하고
나빴던 것을 빠르게 잊는다.
두 번째, 이번 시즌의 핵심 카테고리를 정한다.
모든 카테고리를 고르게 운영하는 건
선택과 집중이 없는 것이다.
이번 시즌 가장 잘할 수 있는 카테고리,
브랜드 정체성과 맞는 카테고리,
마진 구조가 좋은 카테고리.
이 세 가지가 겹치는 카테고리에
예산과 기획력을 집중한다.
세 번째, 히어로 상품을 먼저 정한다.
시즌을 대표하는 상품 2~3개를 먼저 확정하고
나머지는 그 주변을 채우는 구조로 기획한다.
히어로 상품에 마케팅을 집중하면
같은 예산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
트렌드를 반영하는 방식
구조를 먼저 잡고 나서
트렌드를 반영하는 순서로 가야 한다.
트렌드를 반영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첫째, 브랜드의 언어로 해석한다.
올 시즌 미니멀이 트렌드라고 해서
갑자기 미니멀 라인을 출시하면
브랜드 정체성이 흔들린다.
트렌드를 우리 브랜드의 감도로
어떻게 재해석할 수 있는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둘째, 수량을 조절해서 리스크를 관리한다.
트렌드 상품은 팔릴 수도 있고
안 팔릴 수도 있다.
전체 물량의 20~30% 안에서 실험하고
반응이 좋으면 빠르게 보충하는 구조가
재고 리스크를 줄이면서 트렌드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결국
시즌 전략은 트렌드 리포트를 보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 데이터를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구조를 먼저 잡고,
핵심 카테고리를 결정하고,
히어로 상품을 확정한 뒤에
트렌드를 브랜드 언어로 해석해서 올린다.
이 순서가 반복될수록
매 시즌 같은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패션 이커머스에서
시즌이 거듭될수록 강해지는 브랜드는
대부분 이 순서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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